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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천자춘추> 청년들의 공유주택 '컨테이너 하우스'

‘혼밥’, ‘혼술’하는 나홀로족이 급속히 늘고 있다. 경기도만 하더라도 1인 가구 비율이 10년 새 2배 이상 늘어 30%를 넘었다. 나홀로족, 1인 가구의 대부분은 청년과 노인이고 청년은 주거불안, 노인은 소득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몇 개월전 청년 주거복지를 주제로 경기도 청년네트워크와 간담회를 가졌다. 대학생부터 사회 초년생까지 저마다 감당하기 힘든 주거 비용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자취방과 친척집을 전전했던 선배 세대로서 큰 공감이 가면서 책임감도 엄습했다.


이날 자리에서 나는 두 가지 정책방안을 제시했다. 하나는 경기도의 매입 임대주택 사업 중 일부를 청년들을 위한 쉐어하우스(공유주택)로 공급하는 것. 다른 하나는 공유지에 컨테이너 하우스로 기숙사 등을 만들어 공급하자는 것이었다. 일부는 “어떻게 그런 곳에 사냐”며 황당해 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사장용이 아니라 수출용 컨테이너를 활용한 세련된 대학 기숙사 등을 보면 이러한 인식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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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경기도시공사가 나의 제안으로 새로운 청년 주택정책을 선보일 참이다. 우선은 공사가 해마다 공급하는 300호 내외의 매입 임대주택 중 30%를 청년 공유주택으로 리모델링하여 할당할 계획이다. 선적용 컨테이너를 활용한 모듈 조립식 컨테이너 하우스를 공급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 

값싸고 질좋은 학생 기숙사를 공급해야 할 대학과 수원, 안산, 시흥시 같은 제조업과 물류산업 밀집지역으로 1인 청년 근로자들이 많은 시·군에 좋은 대안이다. 암스테르담 등 유럽의 수많은 도시들이 대학생 기숙사와 청년 공유주택으로 컨테이너를 활용한 지 오래됐다. 매우 세련된 도시적 디자인으로 청년들의 감성에 어울릴뿐만 아니라 편의성, 쾌적성, 무엇보다 주거비용 측면에서 경제적이어서 안성맞춤이다.

애플의 혁신과 전설은 스티브 잡스가 청소년기를 보낸 아이클러 주택에서 시작됐다. 잡스는 저렴하면서 깔끔하고 단순한 디자인의 이 보급형 서민주택에 매료됐다. 그 존경으로 멋진 디자인과 심플한 기능을 저렴한 가격과 결합한 제품을 대중에게 공급하자는 비전과 열정을 갖게 됐고 집 창고에서 애플 컴퓨터를 만들어 냈다. 경기도의 청년 공유주택인 컨테이너하우스에서도 수많은 잡스가 태어날 수 있지 않을까.

양근서 경기도 연정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