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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천자춘추>세월X의 진실과 직접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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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춘추] 세월X의 진실과 직접 민주주의

발행일 20161227일 화요일     22

  

어둡고 차가운 바닷속에 수장됐던 세월호의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네티즌 수사대 자로가 공개한 다큐멘터리 세월X 가 방아쇠 역할을 하고 있다. 자로가 2년 동안 추적해 제작했다는 세월X는 장장 8시간 49분짜리 진실을 향한 대장정이다. 핵심 요지는 세월호 침몰의 원인은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이고 그것은 잠수함 외에는 설명이 안된다는 주장이다.

세월호 참사원인을 둘러싼 음모론과 가설은 또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일명 미친 김감독으로 불리는 김지영 다큐멘터리 감독의 투묘(anchor) 침몰론이다. 이 가설은 정부가 공식 발표한 세월호 항적도는 조작됐고 세월호를 지그재그식으로 전속력 항해하면서 닻을 내리는 외부 충격으로 침몰시키려 한 것 아니냐는 추론이다. 김감독은 이 가설을 다큐 더 인텐션이라는 제목으로 조만간 세상에 내보일 참이다.

둘 중 무엇이 진실인지는 아직 더 치열한 논쟁과 과학적 검증, 조사가 필요하다. 두 개의 가설 외에 전혀 뜻 밖의 진실이 수면 위로 떠 오를 수도 있다. 중단된 세월호 특조위를 재구성하고 최소한 수사권을 부여해서라도 진상을 규명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세월X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중 주목해야 할 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대표해왔던 대의제의 작동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이다. 수많은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 원인이 과적-조타실수-고박불량-복원력상실때문이라는 정부의 공식 발표를 믿지 않고 있다

눈치보는 정치권을 압박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를 이끌어낸 동력 역시 국민들이 직접 든 촛불에서 나왔다. 정부, 정치, 검찰 심지어는 언론에 이르기까지 어느 대의적 권력기관도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사이 평범한 직장인과 시민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자로와 김감독 등 수많은 1인 미디어와 블로거, 그리고 대규모 촛불시위는 무능하고 기득권화된 대의민주주의가 스스로 침몰하고 대신 직접민주주의가 분출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눈이 빨개지도록 세월X를 보면서 정치인으로서 한없이 미안하고 부끄러워지는 이유이다.

 양근서 경기도 연정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