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지사의 잦은 말바꾸기가
의회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2015.4.13
양근서 경기도의원
□ “한사람을 속이면 사기꾼이고 나라 전체를 속이면 정치인이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습니다. 툭하면 거짓말을 해대고 그때 그때 말바꾸기를 잘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에서 나온 풍자이니 가볍게 들을 일이 아닙니다.
□ 남경필 도지사께 묻습니다. 이 말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습니까.
□ 남지사는 틈만 나면 “연정으로 권력을 나누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잦은 말바꾸기로 의회를 무시하고 의회를 약화시켜 의회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 먼저, 벌써 2/4분기에 접어들었는데도 올해 본예산중 의회에서 증액하거나 신규로 편성한 사업들만 골라서 집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관련 자료 요청에도 한달 째 감감무소식입니다.
이 때문에 해당 사업을 추진해야할 관련 부서와 기관, 시·군에서는 수개월째 전전긍긍 경기도의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표-1> 제293회 제1차 본회의 예산안 의결(2014.12.24 수요일)
ㅇ 의장 강득구 : 지방자치법 제127조제3항과 제8조 규정에 따라 지방의회는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로운 비용항목을 설치할 경우에는 자치단체장의 동의를 얻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의사일정 제3항 제2회 경기도 추경예산안에 대하여 예결위에서 심사보고한 내용과 같이 일부항목 증액 및 새로운 비용항목을 설치한 부분에 도지사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도지사는 좌석에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동의하십니까? ㅇ 남경필 도지사 : (좌석에서) 동의합니다. |
□ 남경필지사에게 묻습니다. 올해 본예산안에 분명히 동의하지 않았습니까. 왜 이제 와서 딴소리입니까. 무슨말을 했는지 잊었습니까, 아니면 거짓말한 것입니까. 의회가 심의 의결한 예산을 집행부가 또다시 심의하겠다는 것입니까. 사업예산을 집행하지 하지 않는 것은 또한 직무유기가 아닙니까. 무엇보다 의회에서 통과된 예산을 집행하지 않으면서 무슨 연정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입니까.
□ 학교시설개선지원금 288억원의 사용처에 관한 논란은 남지사의 말바꾸기와 의회 경시 태도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에 불과합니다.
<표-2> 2015년 경기도 교육협력사업 예산 의결 사항
(단위:백만원)
세입 | 세출 | ||
사업명 | 예산액 | 사업명 | 예산액 |
학교시설개선 지원 | 28,800 | 학교급식환경개선 (급식기구 및 시설 확충) | 21,100 |
학교교육여건개선시설 (학교시설증개축) | 7,700 | ||
합계 | 28,800 |
| 28,800 |
□ 경기도의회는 경기도가 지원키로 한 학교시설개선지원 예산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쓸지 정하여 본예산안을 통과시켰습니다.
□ 그러나 남경필지사는 이것을 전액 노후 화장실 개보수 사업에 사용하라며, 현재까지 단 한 푼도 교육청에 전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까지 스스로 의결한 예산안을 부정한 채 화장실 사업에 쓰라며 남지사의 장단에 맞춰 경기도교육청을 다그치는 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참으로 민망하고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 경기도교육청은 별도로 노후 화장실 개선 사업 예산을 세
워 놨습니다. 우선 이것으로 화장실 고치고, 더 필요하면 추경이나 내년 예산안에 담으면 될 일입니다. 화장실이 아무리 급하다고 옷도 안 내리고 일을 봐서야 되겠습니까.
<표-3>2015년 경기도교육청 노후화장실개선 사업 예산
(단위:천원)
소관부서 | 초 | 중 | 고 | 합계 | 비고 | ||||
교 | 예산 | 교 | 예산 | 교 | 예산 | 교 | 예산 |
| |
시설과 | 7 | 1,395,949 | 6 | 1,101,315 | 9 | 2,157,888 | 22 | 4,655,152 |
|
50억 |
|
|
| ||||||
학교지원과 | 15억 |
|
| 세부내역 확정 : 5월 예정 | |||||
대외협력담당관 | 44 | 9,886,872 | 16 | 3,974,691 | 10 | 2,366,995 | 70 | 16,228,558 |
|
- 총 274억(시설과 97억, 학교지원과 15억, 대외협력담당관 162억)
□ 남경필지사와 집행부의 의회 경시태도는 이미 도를 넘어섰습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모습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식에 지나지 않습니다.
예산은 의회에서 의결된 편성 목적과 사업내용에 맞게 집행하는 것이 원칙이자 상식이고 의회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최소한 원칙과 상식이라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 남경필지사는 또한 무상급식에 대한 말바꾸기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표-4>남경필지사의 무상급식 관련 최근 언론 보도
ㅇ 남경필 “무상급식 중단한다고 국가적 문제 다 해결되나?” 홍준표에 일침 2015.04.07 | 시사위크
ㅇ 홍준표 거부한 무상급식, 경기도는 첫 예산지원 2015.04.06 | 한겨레 |
ㅇ 남경필 "무상급식은 국민적 합의, 되돌려선 안돼" 2015.04.06 | 한겨레 | |
□ 마치 이전부터 일관되게 무상급식을 지지하고 찬성해 왔던 것처럼 말하고, 경기도의 올해 첫 무상급식 예산지원이 본인의 의지였던 것처럼 호도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대조를 이루며 정치적으로는 금번 무상급식 논란의 최대 수혜자가 됐습니다.
□ 그러나 불과 5개월 전 발언을 보면 앞과 뒤가 완전히 다른데,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
<표-5> 남경필지사의 무상급식 관련 경기도의회 답변
제292회 경기도의회(정례회)-2014년 11월 5일(수) ○ 김종석 의원: 지사님, 지난 지사님하고는 좀 다르게 많이 열려 있으시잖아요. 무상급식 조례 받으시고 무상급식 예산 지원하실 용의 있으십니까?
○ 도지사 남경필: 지금 저는 현재까지 도에서 해왔던 방식이 좋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계속 따라갈 생각입니다.
○ 김종석 의원: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아까 말씀대로…….
○ 도지사 남경필 : 전임 도의회와 행정부가 저는 굉장히 좋은 모델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갈등 없이 굉장히 현명한 정치적인 협의를 이뤄내셨고 그 결과 지금 제도가 시행되고있기 때문에 저는 전임 지사 시절, 전임 도의회 시절에 좋은 선례는 따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입니다. |
□ 보시는 것처럼 당시에는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굉장히 좋은 모델’이었다던 김문수 전지사의 무상급식 정책은 과연 어떤 모델이었을까요?
한마디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정치쇼에 불과했습니다. 15개 시도가 해당 지역 무상급식 예산의 평균 25%를 교육청에 지원하고 있을 때 경기도는 2014년까지 단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표-6> 2014년 시·도별 무상급식 지원 현황 교육부
구분 | 무상급식 대상 | 부담 비율(평균) | 부담 금액(백만원) | |||
교육청 : 광역 : 기초 | 교육청 | 광역 | 기초 | 합계 | ||
서울 | 초·중 전체 | 55 : 27 : 18 | 289,900 | 141,800 | 94,500 | 526,200 |
부산 | 초 전체, 중·고 일부 | 72 : 27 : 1 | 79,962 | 30,592 | 1,211 | 111,765 |
대구 | 초·중·고 일부 | 81 : 19 : 0 | 51,907 | 12,065 | 0 | 63,972 |
인천 | 초 전체 | 30 : 40 : 30 | 22,470 | 29,960 | 22,470 | 74,900 |
광주 | 초·중 전체 | 57 : 38 : 5 | 56,531 | 37,860 | 5,162 | 99,553 |
대전 | 초 전체 | 20 : 60 : 20 | 7,817 | 23,451 | 7,817 | 39,085 |
울산 | 초·중·고 일부 | 77 : 10 : 13 | 20,227 | 2,500 | 3,506 | 26,233 |
세종 | 초·중 전체 | 50 : 50 : 0 | 4,715 | 4,715 | 0 | 9,430 |
경기 | 초·중 전체, 고 일부 | 56.3 : 0 : 43.7 | 4,238 | 0 | 2,902 | 7,140 |
강원 | 초·중 전체, 고 일부 | 65 : 17 : 18 | 67,945 | 17,922 | 18,568 | 104,435 |
충북 | 초·중 전체 | 50 : 20 : 30 | 46,124 | 18,450 | 27,675 | 92,249 |
충남 | 초·중 전체 | 40 : 24 : 36 | 49,758 | 29,854 | 44,782 | 124,394 |
전북 | 초·중·고 전체 | 62 : 17 : 21 | 70,683 | 19,144 | 23,526 | 113,353 |
전남 | 초·중 전체, 고 일부 | 63 : 18 : 19 | 89,864 | 26,466 | 27,478 | 143,808 |
경북 | 초·중·고 일부 | 63 : 6 : 31 | 45,911 | 4,676 | 22,221 | 72,808 |
경남 | 초전체, 공립유, 중·고일부 | 37.5 : 25 : 37.5 | 49,009 | 32,673 | 49,009 | 130,691 |
제주 | 유·초·중 전체 | 50 : 50 : 0 | 16,405 | 16,405 | 0 | 32,810 |
합계 | 55 : 25 : 20 | 961,299 | 432,128 | 353,7 | 1,747,156 |
※ 전국 17개 시·도 중 경기도청만 유일하게 무상급식 대응 지원이 없음
경기도교육청이 일선 시·군과 예산을 분담해 2010년부터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을 때 경기도는 염치없이 5년간 ‘무임승차’ 만 해왔을 뿐입니다.
다른 시·도는 무상급식지원과 별개로 시행하는 친환경급식지원사업*을 경기도만 마치 무상급식 지원사업인것처럼 호도했습니다.
*친환경급식지원사업은 일반 농축산물 대신 친환경 우수 농축산물을 급식재료로 공급함에 따라 발생하는 차액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무상급식사업이 아님. 교육청에 전출하지 않고 시군을 통해 해당 농축산조합이나 축산농가등에 직접 지원하는 사업으로 모든 시·도가 교육청에 전출하는 무상급식예산 지원과 별개로 시행해 왔음 |
□ 남지사는 말바꾸기한 사례는 이루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있습니다.
취임후 2014. 8. 5일에는 무상급식의 안정적 지원과 제도화를 추진한다고 정책연정에 합의했습니다.
<표-7> ‘경기도 연합정치실현을 위한 정책협의회’ 합의문 중
14. 친환경 무상급식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무상급식예산운영 규칙 제정 등 제도화를 추진한다. |
물론 <표-8>과 같이 올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무상급식 예산을 한푼도 편성하지 않음으로써 이 합의도 3개월짜리 ‘공수표’로 만들었습니다
<표-7> 남경필지사의 무상급식예산 ‘0’원 편성 보도
□ 이밖에 경기도교육청은 경기도가 지원하는 학교시설개선지원사업비 288억원중 211억원을 무상급식을 하는데 필요한 급식기구 및 시설확충에 쓸 계획인데 남지사는 여기에 쓰지 말고 화장실 개보수에 쓰라며 예산 집행을 보류하고 있습니다.
한 입으로 두 말, 세말까지 해가며 어떤 말이 진짜이고 거짓인지 그 진정성을 의심케하고 있습니다.
□ 그때 그때 상황논리로 장사가 될 것 같은 인기발언에 영합하는 것은 그야말로 철학도 없고 소신도 없는 정치인의 전형적인 포퓰리즘 행태입니다. 중요 사안에 대해 자신이 과거에 무슨 말을 했는지조차 기억을 못해서 말바꾸기가 잦은 것이라면 더욱 큰 문제입니다.
남지사는 취임 1년이 되기 전에 잦은 말바꾸기로 신뢰성과 도덕성, 진정성에 큰 결함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웅변해 가고 있습니다.
□ 남경필지사는 예산연정, 시·군연정 등 경기도 연정도 좋지만 먼저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부터 지고, 의회를 존중하는 태도부터 갖추고 의회민주주의부터 배워야 합니다.
□ 끝으로 세월호 1주년을 맞아 마치 피하기라도 하듯 외국방문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에게 유감을 표하며,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시행령을 즉각 철회할 것과 세월호 선체 인양 결정을 빨리 내려줄 것을 촉구합니다.
'의정활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5분발언>남지사는 메르스보다 무서운 탄저균에는 왜 침묵하는가? (0) | 2015.07.31 |
---|---|
양근서 경기도의원 "탄저균 실험 재조사 요구하라" (0) | 2015.07.31 |
[뉴스분석] 경기도 생활임금 시대(해설) (0) | 2015.04.03 |
예결특위야말로 군사 쿠데타의 적폐(積幣), 상임위 전환이 역사적 과제이자 의정혁신 (0) | 2015.02.18 |
기자회견문-OB맥주, 37년간 남한강 하천수 공짜 사용해 맥주 제조 (0) | 2015.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