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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사설>지자체 최초 미군기지 환경피해조사권에 거는 기대

<사설>지자체 최초 미군기지 환경피해조사권에 거는 기대

기호일보  2016년 07월 25일 월요일 제11면

 

경기도 주한미군기지 및 공여구역 환경사고 예방 및 관리 조례안이 제정됐다고 한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미군기지내 환경 관련 행위들이 지역주민의 생명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으로 등장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주한미군 관련 환경사고의 예방 및 대응 절차 등을 규정하기 위해 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조사권 조례를 제정한 것이다. 그동안 방치돼온 미군기지 환경문제에 지방정부가 먼저 나서서 한미SOFA 환경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한 조례를 제정한 것은 고무적이라 하겠다.

 조례안을 발의한 양근서 의원은 "주한미군기지 환경사고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권리와 역할이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관련 규정에 명시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자체의 소극적 태도 등으로 사문화되다시피해 왔다"며 "조례 제정을 통해 환경 규정을 준수하고 대응 절차를 활성화함으로써 지방정부의 환경주권은 물론 미군기지 주변 지역 주민의 생명권, 환경보호권을 한차원 높이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례 제정은 지난해 발생한 평택 오산기지 내 탄저균 반입사건, 캠프 험프리 내 기름 유출 사고가 계기가 됐다.

지난해 5월 오산미군기지 탄저균 누출사고를 계기로 정부와 국민도 모르는 사이에 주한미군기지에서 각종 생화학실험이 진행돼온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지만 미 국방부가 평택 오산기지에 민간 택배회사를 통해 탄저균 샘플을 배송한 사건은 여전히 진상이 규명되지 않았다.

 문제는 탄저균 실험에 대한 한미 합동조사에 주민들은 물론 지방정부 역시 철저히 소외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평택 캠프험프리 내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 제정된 경기도 조례에는 경기도지사가 환경 정보에 대해 주한미군기지 등의 환경안전시설 현황, 정기점검 실적, 환경이행실적, 각종 생화학 실험노트 등을 포함한 환경정보를 SOFA 환경분과위원회를 통해 요구하도록 명시했다고 한다.

 주민들의 알 권리,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문제에 더 이상 성역은 없다. 정부도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차원에서 국내법에 상응하는 수준의 통제를 미군에 요청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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