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천자춘추] 무소속 南지사에게 필요한 것
불휘기픈나무
2016. 12. 4. 07:21
[천자춘추] 무소속 南지사에게 필요한 것
양근서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6년 11월 28일 20:10 발행일 2016년 11월 29일 화요일 제22면
![]() |
남지사가 젊고 개혁적 정치인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데 이론이 없을 것이다. 좋은 정치적 자산이다. 정치를 변화의 가능성을 조직하는 예술이라고 정의할 때 남지사는 변화에 대한 감수성이 풍부하고 정치적으로도 총명하다. 5선의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개혁 소장파 그룹으로 분류돼 왔고, 도지사가 돼서는 협치와 분권이라는 시대의식을 ‘연정’ 실험으로 선도하고 있으니 그럴 법도 한 일이다.
전임 김문수지사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 확실해진다. 김지사는 지금은 보편화되고 있는 생활임금조례에 갖은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재의결된 조례는 호박에 말뚝 박듯이 임기 종료 하루 전날 대법원에 제소하고 떠나는 몽니까지 보여줬다.
과거 서노련 의장시 생활임금쟁취 투쟁을 전면에 내걸었던 노동운동 지도자가 이렇게까지 표변할 수 있는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문수가 박아 놓은 말뚝을 뽑은 이가 남지사이다. 경기도 연정 합의에 따라 소를 취하하고 생활임금제를 수용했다.
![]() |
고심 끝에 감행한 탈당이 큰 울림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비난까지 사는 이유도 진정성 문제이다. “경기도의 아들 남경필이 대한민국의 딸 박근혜를 지키겠다”고 기염을 토했던 과거 발언이 자승자박하고 있다. 2년 전 도지사 후보 때 설마 이 말을 진정으로 했을 리는 만무한 일이니, 그때그때 시류에 편승해 이미지 정치하는 것 아니냐는 혐의를 자초한 셈이다.
과거에 김대중, 노무현 후보시절에 독대해서 인터뷰할 기회를 가진 적이 있다. 묘하게도 두 분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고난받는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강렬하게 받았다. 하지만 남지사에게는 이 고난받는 정치인 이미지가 없다. 그런데 이 이미지는 자기희생적 결단 없이, 또 싸우지 않으면서는 절대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 무소속일 때야말로 야성을 기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양근서 경기도 연정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