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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 싹쓸이… 관피아 의혹    경기도시공사 행감… 퇴직 고위간부들 유관업체 취업 ‘논란’

불휘기픈나무 2017. 11. 21. 07:49

경기도시공사 행감… 퇴직 고위간부들 유관업체 취업 ‘논란’

용역 싹쓸이… 관피아 의혹

박준상 기자 parkjs@kyeonggi.com 노출승인 2017년 11월 15일 21:33     발행일 2017년 11월 16일 목요일     제0면
          

▲ 15일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의 2017년도 경기도시공사에 대한 행정 사무감사에서 양근서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전형민기자

경기도시공사 고위간부들이 퇴직 이후 유관업체에 취업해 수십억 원 규모의 도시공사 용역사업을 상당수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의회 양근서 의원(더불어민주당ㆍ안산8)은 15일 경기도시공사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도시공사 본부장급 퇴직자들 중 상당수가 유관기관에 재취업해 도시공사의 각종 용역사업을 싹쓸이하듯 수주하고 있다”며 “도시공사와 관피아 출신 퇴직자 간 심각한 유착관계가 형성돼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양 의원이 도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올 9월까지 최근 10년간 도시공사의 본부장 이상 퇴직자는 26명으로 이들 중 12명이 설계ㆍ감리업체 등 관련 기업에 다시 취업했다.

이들 재취업자 12명 중 10명은 도청에서 건설, 도시주택 관련 부서 책임자로 근무하다 퇴직한 뒤 도시공사로 소속을 옮긴 소위 ‘관피아’ 출신으로 양 의원은 이들이 유관기관에 재취업해 도시공사의 용역사업 상당수를 수주했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지난 5년간 도시공사에서 발주한 각종 용역사업 1천507건(약 1조7천600억 원) 중 80여 건을 재취업자가 수주했다”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을지 몰라도 그 규모의 용역사업을 단 10개 업체가 수주했다는 것은 큰 비중”이라고 말했다.

양 의원은 이어 “액수가 큰 경우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하고 있는데 관피아들이 재취업한 업체들 간 짝짓기를 통해 컨소시엄이 구성된 사례가 굉장히 많다”며 “특히 하루에 두 개 사업을 동시에 수주한 경우도 있고 이틀에 걸쳐 잇따라 사업을 수주한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도시공사 본부장을 역임했던 A씨는 퇴사 이후 B엔지니어링 이사로 재취업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황해경제자유구역 포승지구 조성사업 평가용역 등 74억 원(12건) 상당의 도시공사 용역사업을 수주받았다.

또 사장을 역임한 C씨는 퇴사한 뒤 D엔지니어링 사장으로 취업해 2014년부터 올해 9월까지 59억 원(6건) 상당의 용역사업을 수주했고 본부장을 역임한 E씨는 퇴사 후 F엔지니어링 이사로 재취업해 2013년부터 올해 5월까지 39억 원의 수주를 따냈다.

양 의원은 “도시공사 퇴직자들이 재취업한 업체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뿐 아니라 이 업체들이 관련용역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관피아의 적폐가 드러난 것”라며 “업체선정 방식이 공개입찰이지만 유착 의혹에 대해 내부적으로 전수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학 도시공사 사장은 “재취업자들이 수주 의혹에 연관돼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세부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은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해 취임 후 내부평가위원회 제도를 많이 개선했다. 앞으로도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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