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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시공사로 튄 '건설마피아 의혹'

불휘기픈나무 2017. 11. 21.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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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시공사로 튄 '건설마피아 의혹'

민정주·강기정 기자


발행일 2017-11-16 제2면


본부장급 이상 퇴직자 12명 
설계회사 재취업 사업 수주 
10명은 道공무원출신 관피아 
양근서 의원, 자체감사 요구
 

특정업체의 경기도 대형 관급공사 집중 수주 배경으로 전직 경기도 건설직 공무원들의 영향력이 거론된 가운데 경기도시공사에서도 이러한 '건설 마피아' 문제가 제기됐다.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근서(민·안산6) 의원은 15일 경기도시공사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도시공사 고위직이 퇴직 후 대형 설계회사에 재취업해 도시공사의 대규모 사업 용역 다수를 수주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2007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본부장급 이상 퇴직자 26명 가운데 12명이 케이지엔지니어링, 동부엔지니어링, 토문엔지니어링 등 대형 설계회사로 재취업했다. 이들 중 10명은 경기도 공무원에서 산하기관으로 자리를 옮긴 이른바 '관피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재취업한 12개 업체는 지난 5년간 도시공사에서 발주한 각종 용역사업 1천507개(약 1조7천600억원) 중 5%인 80개 사업을 따냈다. 경기도 광교신청사, 연천 BIX, 광주역세권 도시개발사업 등 상당부분 경기도시공사가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대형 사업들이다.

경기도 신도시정책관에서 도시공사로 자리를 옮긴 L본부장의 경우 2013년 7월 퇴직한 후 토문엔지니어링 이사로 재취업했다. 이후 이 업체는 5년 동안 화성 동탄2 건설사업관리용역 등 85억4천여만원의 용역을 수주했다. 도 지역개발국장을 역임한 또 다른 L본부장 역시 2011년 케이지엔지니어링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케이지엔지니어링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11건의 용역을 수행했다. 케이지엔지니어링은 경기도 전직 공무원 10여명이 재취업한 곳으로 300억원 이상 경기도 대형 공사 설계 용역 절반을 수주, 지난달 19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양 의원은 이러한 상황을 '적폐'로 규정하며 도시공사 측에 자체 감사를 주문했다. 양 의원은 "전직 고위직이 재취업한 업체가 대형 사업의 설계 용역을 편중해서 수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해당 건설사와 도시공사의 유착 의혹을 검증하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도시공사 자체적으로 전수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용학 도시공사 사장은 "감사를 하겠지만 어떤 내용으로 할 지는 좀 더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양 의원은 "도시공사가 올해로 창립 20년을 맞았다. 성숙한 공기업의 면모를 갖추려면 이번 기회에 유착 의혹을 해소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정주·강기정 기자 zuk@kyeongin.com